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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S.E ASIA

<두둥실, 구름따라 가는 길> 14. Alone again, naturally. - 시판돈에서 끄랏체 까지

2013. 03. 06.


캄보디아 들어왔습니다.

근데 원래 계획과는 좀 많이 달라졌다는..



돈뎃에서 비앙카와 놀다가..

사실 심신이 다 지쳐 있기도 했고,

캄보디아 들어가서 반룽이라는 동쪽 지방으로 간다기에

이참에 기분 전환 할겸 저도 '관광객' 이 되어보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버스 예약하고..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는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falang 들로 가득찬 버스.

(라오스 사람들이 서양인들을 그렇게 부르더군요. ㅋ)


그들 짐 넣고 나니 자전거 들어갈 틈도 없고..

일단 가방 우겨넣고 자전거는 버스 안에 실어서

제가 서서 붙잡고 국경 까지 갔습니다.


거기서 버스 가이드가 알아서 비자 수속 해주고..

거기까진 좋은데,

다시 그 사람들이 버스 한대에 다 타고

스퉁트랭 까지 간다고 하길래..


힘든건 참을 수 있는데

뭔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고,

EST 가 짐짝 취급에 불청객 대접 받는 것도 기분 나쁘고..


그래서 그냥 버스비 포기하고 자전거 타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찾아온 비앙카와의 이별. 

ㅜㅜ

사실 제가 반룽에 같이 가겠다고 해서

돈뎃에 하루 더 머물러 준건데..


늘 그렇듯이 급한 순간에 제 생각 밖에 못하는

이기적인 저.



버스 떠나는 거 보고 황량한 국경에 혼자

덩그러니 남고 보니 뭐하는 짓인가 싶고..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그간 비앙카와 워낙 재밌게 놀기도 했고,

마음의 준비 없이 갑작스레 굿바이 하고 나니

처음으로 조금 쓸쓸하다는 생각도 나더군요. ㅋ




어쨌든 버스는 이미 떠났고..

내려쬐는 땡볕 아래 혼자 점심 먹고 다시 출발!



얼마간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길을 달립니다.

음..



처음 만난 캄보디아 마을.

라오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워낙에 변두리라 집도 몇채 없고..



드문 드문 마을이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그냥 이런 길.

예상과 달리 갑자기 혼자 달리자니 기분이 계속 싱숭생숭 합니다.

비앙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혼자 있는게 나쁘진 않아요.

사실 그게 더 익숙하기도 하고..

저한텐 꽤 자연스러운 일.

(그게 더 좋다고는 못하겠지만,

여튼 성격이 글러 먹었는지 주로 혼자 있게 됩니다. )



다행히 스퉁트랭이라는 도시가 멀지 않아서..



스퉁트랭 들어가는 다리 위.

캄보디아에선 특이하게 여자분들이 잠옷을 입고 많이 다닌다는..

유행인건지..

집 앞이 아니라 먼곳 까지..

식당이나 슈퍼에서도 잠옷 입고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ㅎㅎ





스퉁트렝에선 버스에서 잠깐 자전거 싣는걸 도와준

프랑스 친구를 만납니다.

동갑내기 캄보디아 아가씨와 열흘 전에 결혼해서

비자 클리어 겸 신혼 여행 삼아 라오스 관광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같이 저녁 먹고..

지금은 프놈펜에 살고 있다고 오게 되면 자기집에 오라고

초대 받았습니다.

나중에 프랑스 가게 되면 그때도 그리 오라 그러고..


사진은 없음. ㅋ

이야기 하다 사진 찍는 건 전 못하겠어요. ㅜㅜ




스퉁트랭에서 아침 시장 잠시 구경하고..

다시 끄랏체로 출발.



거리가 조금 애매한데..

140 Km 정도..

하지만 날씨 감안해서

욕심 안부리고 쉬엄 쉬엄 갑니다.



슈퍼에서 발견한 핫 아이템!

빙수에요..

팥은 없고 대신 시럽과 연유가 들어가는데,

차가운 거면 뭐든 먹고 봐야하는 날씨라..


캄보디아에서 제일 반가운 간식.

값도 싸고 (500리엘 - 약 170원?)

일단 얼음이니 시원하고..


라오스에선 주로 사탕수수 쥬스였는데

이젠 빙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ㅎ



슈퍼에서 떠날때 까지 저랑 놀아주던? 아이들. 

머리 긴 친구가 대장인 듯. 



분명 내셔널 하이웨이로 달리는데..

길이 엉망입니다.

중간 중간 포장이 안되어 있거나 다 엎어져 있거나.. 



그러다 갈림길 등장.

둘다 끄랏체로 가긴 하는데..

작은 길은 메콩강 따라 가는 듯 해서

조금 돌아가도 그리로 갑니다.


그리고..



잠시 시골길인가 싶더니..

그 후로 끊임 없이 집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마치 이전의 베트남 북부에서 처럼 

끊없이 들려오는 헬로우 인사들..


전엔 세명이라 괜찮았는데

혼자서 일일이 다 인사 답하고

눈 마주치면 인사하고 하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길도 울퉁불퉁 해서 몇번 넘어질 뻔 하고.. ㅋ


그래도 언제든 이렇게 밝게 인사를 받으면 힘이 납니다.



여긴 배구가 꽤 인기인듯.

곳곳에 배구 네트가 있고..

다들 실력들이 좋아요.

카메라 들고 있으니 갑자기 경기 멈추고 저 보고 있는 사람들.

엄지 손가락 들어주니 모두 웃어주고 다시 경기 속개. ㅎ



동생들과 놀아주는 착한 형. ^^



여긴 다양한 민족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이 강을 따라 다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들도 엄청 예뻐요. ^^

이효리 닮은 아가씨도 있었고..

슈펴에선 신세경 닮은 아가씨가 빙수 갈아 주기도 하고..

(사진은 없습니다. 다들 쑥스러워 해서..

물어보고 본인이 싫어하면 절대 사진 찍지 않습니다.. ㅎㅎ)




어쨌든..

인사 하느라 정신 없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고..

급하게 눈에 띄는 식당에서 저녁 먹고..



일종의 어죽.

한국에선 잘 안먹는데..

배가 고프기도 했고, 고수 (샹차이)가 들어가니

향긋한게 맛있더라는..



근데 아무리 봐도 숙소가 있을 분위기는 아니고..

어쩔까 하다가..

딱 메콩강이 보이는 공터 발견.

혹시나 싶어 그 옆 집주인에게 자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OK!



그동안 쭉 해보고 싶었거든요.

어쩌다 보니 라오스에서 부터 계속 메콩강 따라 내려 왔는데..

정작 강변에서 텐트 펴 보진 못해서..


메콩강 탐험의 하이라이트(?)가

드디어 성사 됩니다.

개미가 나오든 덥든, 잠 못 잘 각오하고

그냥 텐트 쳤습니다.


텐트 치고 나니 다른 아저씨가

뱀 나온다고 자기 집에서 자라고 해 주셨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지라 정중히 거절하고..


혼자 강에 내려가서 잠깐 수영하고 샤워하고..


풀 위라 그런지 개미도 없고 

강변이라 덥지도 았았어요.

오히려 바람이 심하게 불어 그 소리에 한번 깨고

새벽엔 추워서 또 깨고..


그래도 간만에 기분 좋은 야영이었습니다. ^^



일어나서 텐트 정리하는데 옆에 와서 

풀 뜯어 먹던 송아지 ㅋ



그리고 송아주 주인 아저씨.



어제 끝없이 인사 해주던 사람들 덕분에 

쓸쓸하던 기분은 싹 사라졌습니다.

(여전히 비앙카한테 미안한 마음에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얼마 안남은 끄랏체로..



등교하는 여학생.

딱 등교 시간이랑 겹쳐서 수많은 학생들 사이로 달렸는데..

한꺼번에 다 쳐다보니 좀 쑥스럽더라는.. ㅋ



그리고 지금은 끄랏체 와서..

그냥 이거 쓰고 멍때리고 있으려구요.


사원이랑 관광지는 오는길에 있어서 대충 봤고..

여기 하이라이트는 이와라디 돌고래 보기 인데..

오다가 사인을 놓친듯 합니다.

물어보니 다시 그길로 가야 되네요.

뭐 굳이 잘 살고 있는 돌고래..

또 자전거 타고 왔던길 돌아가서 돈내고 보고픈 마음은 안들어서

그냥 포기.

(게으르고 나쁜 관광객의 표본. ㅋ)




아마 오늘 푹 쉬면 내일 캄퐁참으로 갈듯 합니다.



지금 글 쓰고 있는 숙소 테라스.

바로 아래 강이 내려다 보여서 좋습니다. 




그리고 오는길에 먹은 온갖 음료수와 간식들.

한국 음료수도 꽤 많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마을에서 찍은 동영상.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보는 아이마다 다 찍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휘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