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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S.E ASIA

<두둥실, 구름따라 가는 길> 13. 덥다 더워!!! - 스완나켓에서 시판돈까지.



지금은 라오스 최남단 시판돈이라는 곳입니다.



스완나켓에선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아, 저번에 얘기했던 독일 아가씨 부터 먼저 소개..



이름은 비앙카.

뒤에 조금 더 얘기가 이어집니다만.. ㅎ


일단 출발해서 빡세까지..

길은 뭐 그저 평탄한데..

아이고, 날씨가 사람 잡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온몸이 익어가는 기분입니다.

그나마 달리면 바람이라도 부는데

잠깐이라도 땡볕에서 멈추면 아주 그냥..




빡세까지 거리가 이백 몇십키로 쯤 됐는데..

이게 날씨 서늘할 때 기준으로 이틀이면 갈거라 생각했다가..



일단 오후되면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너무 힘드니까

속도도 줄고..



거기다 다시 펑크!

그것도 잠시 쉬다가 출발하려는데 벼락같이 슉~~!



아무래도 지난번에 터진 곳이 계속 말썽인 듯.

더우니까 짜증은 더 나고..


패치 하고 짐 다 달았는데 다시 피식 ㅜㅜ

타이어는 전혀 문제가 없고..

아무래도 튜브 자체가 피로 누적인듯 했습니다.

터진 곳도 뭐랄까 접합 부분? 이 아예 갈라진 거였는데

그게 패치를 해도 공기를 넣으면 압력 때문에

점점 더 벌어지는 듯 보여서..


결국 한참을 씨름하다 포기하고 예비 튜브로 교체했습니다.



그리고 와중에 옆에서 계속 응원해주던 두 소녀.

제가 짜증내면 옆에서 같이 심각한 표정을 해주고,

튜브 다 갈고 좋아하니 박수치고 같이 웃어주던..


그래도 아가씨라 사진 찍게 옷 입으라고 바디 랭귀지로

말했더니..

쿨하게 괜찮다며 그냥 찍으라고 하길래.. ㅋ




그리고 또한번의 사고?

국도 옆에 아직 다 완성 안된 집이 있길래 

옳거니 싶어서 텐트를 쳤는데..



경치는 좋았으나..

문제는 여기가 바로 개미 소굴 위라는 것.


거기다 밤이 되어도 전혀 시원해질 기미가 없습니다.

비엔티안에서 busyfrog 님에게 배운대로

빈 물통에 물 받아서 들고 다니다

구멍 뚫어서 깔끔하게 샤워를 했습니다만..


얼마 안되서 다시 온몸에 땀이 줄줄..

거기다 한마리씩 저를 물기 시작하더니..

밤 되서 불을 켜보니 개미 수천 마리가 텐트 안에서 바글바글..

밤에 한번, 새벽에 한번 짐 다 꺼내서 텐트 위치도 바꿔봤지만

소용 없고..



나중엔 정말 공포가 느껴질 정도..

결국..


텐트를 포기하고 에어매트만 꺼내서 바닥에서 잤습니다.

그게 더 시원하고,

개미들은 저 보단 텐트한테 더 화난 거 같아서..


다행히 텐트 안보다 훨씬 덜 물어서..

(전혀 안 문건 아니고..)

그나마 새벽에 2,3시간 정도 겨우 자긴 했습니다.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힘들게 빡세 도착.


여기서 비앙카를 다시 만납니다.

그녀는 먼저 도착해서 투어 다녀오고 쉬고 있었고..

여튼 같이 저녁먹고..


왓푸라는 사원을 가고 싶은데 투어는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4명 이상 되면 싼데 전 혼자고 숙소도 사람 많은 곳이 아니어서

일행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앙카가 저를 도와 함께 가주기로 합니다.

투어가 아니라 직접 로컬 버스를 타고..


비앙카는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로 돈을 모으고

후에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

그리고 인도네시아부터 해서 아시아 전역을 여행중입니다.


로컬 버스와 현지 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하는 그녀기에

저보다 훨씬 더 이런 주변 관광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주 재밌게?

왓푸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라오스 답게 모든게 느리기도 하고..

사원 하나 보고 오는데 하루 종일 쓰긴 했지만..

^^



아쉽게도 유명한 왓푸 축제는 제가 도착하기 하루전에 끝났고..

제가 갔을 땐 그 흔적으로 남은 쓰레기들이 가득. ㅋ


왓푸는 아주 옛날 힌두 사원이었다가 나중에 불교 사원으로

변한 특이한 곳입니다.

힌두 특유의 문양이 가득한 건물 안에 불상이 있으니

독특한 느낌이 듭니다.



역시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라 구경하는 것도 쉽진 않았으나.. ㅋ



가는길에 툭툭에서 재밌는 미국인을 만나기도 했고..

(그는 라오스가 좋아서 여기 1년간 집을 렌트해서 살고 있다고..)

일행이 있어서 웃고 장난치며 관광하니 혼자 다니며

사진만 찍는 것 보다 훨씬 재밌습니다.



왓푸에서 본 재밌는 표지판.

정작 유적에 대한 사인은 별로 없는데 

저런 뜬금 없는 표지판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대체 누가 나무를 잘라갔기에.. ㅋ



아침에 탁발 다니는 스님들.

라오스에선 아침에 이렇게 스님들이 다니면 사람들이 음식을 드립니다.

우연찮게 시간이 맞아서 보게 됐네요.



원래 빡세에서 좀 쉬었다가 

태국으로 넘어가려 했는데..

일단 빡세는 쉬기에는 별로 적절치 않은 것 같고..

(딴건 별로 까탈스럽지 않은데,

이상하게 쉴곳은 까다롭게 고르는 저. ㅋ)


고민끝에 라오스 최남단 시판돈으로 가기로 합니다.

시판돈은..

해석하면 4000개의 섬.

라오스 어로

'시'는 4

'판'은 1000

'돈' 은 섬 입니다.


강 위로 수많은 섬들이 흩어져 있는 곳.

강도 있고 노을도 이쁘게 진다기에..

루트를 바꿔서 시판돈으로 향합니다.



출발하기 전날 비앙카와 또 맥주 한잔도 했고,

거기다 제가 머무는 숙소에서 한국 부부도 만나서 얘기하다가

 좀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 덕에 다음날 또 고생했습니다. ㅜㅜ



날은 더 더워졌고..

이래저래 바빠서? 충분히 잠을 못 잔게 바로 티가 납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선 좀 피곤해도 하루 정돈 괜찮았는데..

40도 육박하는 날씨는 확실히 차원이 다릅니다.


오전부터 몸이 좀 무겁다 싶더니..

결국 오후부터는 힘도 없고 졸리고 머리도 어지럽고..

아무래도 더위 먹은듯 합니다.



라오스에선 길에서 사탕수수 쥬스를 직접 만들어 파는데..

달기도 하고 얼음을 많이 넣어주기 때문에 매일 먹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이것도 아무 소용 없고..



중간에 그늘 찾아서 잠시 낮잠도 자 봤지만..

여기서도 개미들의 공격으로 일어나야 했고 ㅜㅜ



시판돈에서 제일 큰 섬인 돈 콩 까지 하루면 갈거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도저히 더 갈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져서..

쿨하게 포기.


결국 이곳에서 잤습니다.

해도 지기 전에 저녁도 안먹고 그냥..


더위 먹으니 먹을 거 생각은 안나고 그냥 눕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할 뿐..



개미한테 당하기 싫어서 일부러 2층에서..

정작 텐트는 쳤으나 더워서 매트만 꺼내서 그냥

밖에서 잤다는..

텐트 안에선 못자겠어요. 밤에도 너무 더워서. ㅜㅜ


중간에 몇번 깨긴 했지만 그래도 푹~~? 자고..




새벽에 출발해서 달리다가 다시 탁발 장면 목격.




이 동네가 거의 국경 근처라 그런지 마을도 거의 안나타나고..

결국 지난밤 저녁부터 아침까지 밥을 못 먹었습니다. ㅋ

그냥 슈퍼에서 파는 코딱지만한 빵 몇개..



슈퍼에서 독특한 표정으로 계속 저를 보던 아기.. ㅋ




힘들게 오전에 시판돈의 섬들 중 돈뎃 입구까지 도착.

거기서 뉴질랜드에서 오신 노익장 부부도 만나고..

저랑 반대 방향인데 캄보디아 들어가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거라고 덕담도 해주셨습니다. ㅎ

전 텐덤 타는 커플이 늘 너무 보기 좋고 부러워요. 

꼭 해보고 싶다는..





돈 뎃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반 나카송 도착.

조그만 배에 힘들게 자전거 올려서 섬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비앙카와.. ㅋ

루트가 같다보니..

그녀가 버스 타고 먼저 가 있으면 제가 따라가서 만나는 게 되풀이 됩니다.

이번엔 그녀가 싼 숙소를 찾아서 저한테 문자로 알려 줬어요.

덕분에 헤메지 않고 한번에 숙소 결정!



어제는 너무 힘들어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쉬었고..



그냥 맥주 한잔 하며 노을 감상.

전 노을만 예쁘게 지면 어디든 다 좋습니다.

이름하여 노을 사냥꾼!!



비앙카는 뭐랄까..

계속 얼마간 같이 다니다 보니 많이 친해졌습니다.


일단 26살 (한국나이론 27이겠네요.)

이지만 말하다 보면 30대 중반인 듯한.. ㅋ

아바와 퀸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배우도 줄리아 로버츠와 톰 행크스.


별로 20대 같지 않은 취향이랄까..

여튼 성격도 좋고 까다롭지도 않고..

전혀 다른 방법으로 다니고 있지만

마치 새로운 길동무가 생긴듯한 기분입니다.


제가 계속 그녀의 버스를 쫓아갈 순 없으니

이제 함께 놀수 있는 날도 얼마 안남았지만,

좋은 친국를 만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근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캄보디아도 여기와 비슷하거나 더 심할텐데

조금 걱정이긴 합니다.

푹 쉬고 낮엔 좀 덜 달리고..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음..



아무래도 라오스 북부에서 내려온 후에 

태국부터 해서 지금까지 더위 때문에

기력이 많이 빠진 기분이라..

그렇다고 여기서 마냥 죽치고 있기도 뭐하고..

그래서 캄보디아 중간까지는 그냥 버스 타고 갈까도

생각 중이에요.

아직 결정 한 건 아니지만..


여튼 내일까지 좀 더 쉬어보고,

그 후에 상황봐서 하려구요.


어떻게 급속으로 기력 충전하는 법이 없을까요? ㅎㅎ



어떻게 가든 일단 다음은 캄보디아 입니다.

좀 더 기력 충만해서 글 올리수 있기를..




휘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