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라오스를 향해 가는중입니다.
비자 날짜를 잘못 알았다는.. 어쩐지 이상하다 했는데..
10.02.13 이라고 찍혀 있던걸 앞의 10은 보지도 않고 2월 13일까진가 보다..
와 5일이나 더 줬어!!
근데 다시 보니.. 네, 날짜 적는 순서가 달랐을 뿐.
13년 2월 10일까지 라는 뜻이었습니다. ㅋ
까딱하면 불법 체류자 될 뻔 했다는..
어쨌든 그래서 열심히 국경을 향해!!
하롱베이에서 보트 투어 가기전.
혼자 아침 일찍 나와서 하롱의 해변을 걸었습니다.
저 스스로에게 만들어 준 몇가지 할일 중에 하나.
쉬는 곳에서 꼭 슬로우 워킹 하기.
새로운 곳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도 정리하는 명상의 시간입니다. ^^
그리고 보트 투어.
관광지에선 늘 그렇지만..
이쁘다. 멋있네.. 음..
하지만 보트에서 멍하니 절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멍하니 있을 순간을 위해 매일 달리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보트에서 하루 자보는 것도 그냥 추억삼아..
방은 그냥 그랬지만..
그리고 친절한 대만, 말레이시아 아가씨들도 만나서 앞으로 갈 곳에 대한
정보도 얻고 오랜만에 일행이 아닌 다른 사람과 이야기도 하고 즐거웠습니다.
투어에 포함된 카약 체험.
숫자가 안맞아 대만 아가씨와 함께 탔는데..
제가 카메라 꺼내니 사진 찍으라고 앞에서 잔뜩 숙여 주던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ㅎ
영어 이름이 재밌는데 Spot 이라는 군요.
투어 일행중 미국 가족이 있었는데..
그 중 쌍둥이 남매. 한국인 혼혈이라고 하더군요.
아버지가 한국인.
오빠 이름은 김해즌, 이 여자 아이는 김세야.
어찌나 밝고 이쁘던지.. 덕분에 보트에서 분위기가 한결 산뜻했습니다.
하롱으로 돌아오던 길에..
투어 막바지라 뭔가 기운 빠지게 나왔지만 밝고 친절하던 친구들.
그리고 투어에서 돌아오자 마자..
바로 하노이를 향해 출발합니다.
중간에 묵었던 숙소가 특이했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요. ㅋ
국도변 아무것도 없는 곳에 있는데 아마 프랑스 점령시절에 지은듯한 건축양식. ㅋ
그리고 샤브샤브 먹는동안 옆에서 일일이 서빙해주던 베트남 청년.
그리고 하노이.
정작 하노이에 들어오긴 했으나..
악명 높은 도로위의 카오스를 목격하고..
자전거 끌고 중심가로 가는 건 포기합니다.
저나 일행들 모두 딱히 도시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고..
대신 택시타고 호엔까임 호수 가서 그냥 밥먹고 야시장 구경하고 들어왔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또 출발.
막상 후딱 지나가려니 아쉬운 마음도 계속 남아 있었으나..
일단 결정 한거니까 떠납니다.
그런데..
대신 다른 선물을 얻습니다.
집 떠난 후로 최고의 날씨.
하루 종일 맑은 날씨에.. 길도 깨끗하고, 풍경도 너무나 좋습니다.
정말 그간의 시간 통털어 최고로 기분 좋게 달린 날입니다.
그냥 길따라 가는데 계속 이런 풍경들이..
중간에 시원하게 밥먹기전 맥주도 한잔.
시크하게 양산 쓰고 자전거 타는 소녀.
중간에 그냥 잠시 쉬려고 들렀다가 이런 저런 대접을 받고..
그러나 나오는 길에 어쩔 수 없이 아주머니가 파시는 꿀 한병을 살 수 밖에 없었다는 ㅋ
참 영업을 잘하시는 사장님입니다.
기분 좋게 달리고 이날은 야영을 합니다.
뭐 어찌어찌해서 밤 중에 깊은 산속에 자리를 잡았는데..
참 오랜만에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봤습니다.
리모콘은 그냥 셀카용이고..
뭐 벌브 모드로 찍기가 애매해서 그냥 대충 흉내만 내서 찍었습니다.
실제로 본 풍경은 뭐.. 제 마음속에.. ㅋ
텐트 쳐놓고 혼자 헤드 렌턴 머리에 끼고 일기 쓰면..
뭔가 기분이 새롭습니다.
좋기도 하고, 아주 조금 쓸쓸하기도 하고..
근데 텐트 속에서 역시 깊은 잠 잘 만큼의 내공은 안되는 듯.
자꾸 자다가 깨는군요. ㅜㅜ
몇 시간 못자고 일어나면.. 이런 상태가 됩니다. ㅋ
그리고 얼마 못 잔 오늘..
어제의 천국은 단 하루만에 지옥으로 변합니다.
그냥 지도 보고 산길이겠구나 했지만..
이정도 일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간의 오르막과 언덕들에서 힘들다고 했던건..
다 취소입니다.
오늘 정말 지난 몇년간 흘린 땀보다 훨씬 많은 양을 흘렸습니다.
자전거를 탔다기 보다.. 왠종일 끌었다고 하는게 맞을 듯.
일단 아침까진 나름 여유있었는데..
조금씩 오르막이군.. 괜찮아 할 수 있어..
아 저 산 멋있네..
근데..
네, 맞습니다.
저 안개낀 산 속으로 들어가서 하루종일 자전거 끌고 올라갔습니다.
여기가 한 5분의 1쯤 올라왔을 때.
아 힘들다.. 조금만 더 가면 내리막이 나오겠지?
응?
근데..
내리막은 커녕 또 산들이 보입니다.
힘내서 올라보지만 그것도 잠시..
그냥 끄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여기가 반쯤 왔을 때.. ㅜㅜ
애써 웃고 있지만 옷이 그냥 다 땀으로 젖고 죽을것 같습니다.
다시 한참을 올라가니..
송아지는 여기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군요.
오르고 올라..
그러나 여기가 정상이 아닙니다.
다시 한참을 더 올라갔지만..
그때 쯤엔 거의 사경을 헤멜때라 카메라 꺼낼 생각도 못했습니다. ㅜㅜ
오후 늦게야 겨우 정상에 도착.
정말 아찔한 길로 한참을 다운힐로 신나게..
그러나 좀 무섭더라는..
너무 길고 빨라서..
맘 같아선 브레이크 안 잡고 쭉 내려가고 싶었으나,
아차 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거 같아서
조심 조심..
와중에 이선생님 짐받이가 몽땅 부러지고..
아슬아슬 하던 제 카메라 가방용 짐받이도 한쪽 너트가 실종 되었습니다.
그래서 긴급 수리.
이선생님 짐받이는 양쪽이 다 저렇게 부러졌고..
전 한쪽이 덜렁 거려서 이렇게 얼기설기..
몇달 후 태국 갈때 까진 이런 장비 사거나 수리할 곳도 없는데..
음.. 뭐 어찌 되겠지란 마음 뿐..
그리고 지금은 마이차우 라는 마을입니다.
산을 내려와서는 계속 베트남 소수민족 마을인데..
너무 힘들고 빨리 숙소 잡고 쉬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못 찍었네요.
아마 앞으로 가는길에 또 계속 나올테니 잘 찍어 보겠습니다.
뭔가 재밌고 뜻깊게 쓰고 싶은데..
몸이 힘드니 이것도 쉽지 않네요.
오늘 숙소에 마침 체중계가 있어서 봤는데,
다행히도? 4Kg 밖에 안빠졌더라는..
저녁에 밥 세공기 먹고나서 잰건데 ㅋ
더 잘먹고, 틈틈이 챙겨 먹고 해서 체중은 최대한 유지해 볼 생각입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만병의 원인 !!
라오스 국경 나메오 까지 거리로는 코앞인데..
아마도 계속 오늘같은 산길일거 같습니다.
에휴..
어쨌든 가야할 길이니까
천천히 조금씩 가겠습니다.
다음 소식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 까지 즐거운 하루 하루 되시길..
휘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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