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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CENTRAL ASIA

25. One Hundred Ways - 안탈리아에서 차낙칼레 까지.


2013. 6. 21.


James Ingram - One hundred ways.


이번에 다니는 동안 계속 듣고 흥얼 거린 노래입니다.

같이 들어보세요. ^^








안탈리아에서 하루 더 휴식.

지중해에서 물놀이.

혼자. 




배우라던 할아버지.

이름이 조조라는데.. 본명인지..

70이라시는데 정정 하시던 분. 




머물렀던 곳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경.

호스트인 무라트는 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여자친구인 디뎀도 친구집에서 올 생각을 안하고..

혼자 잘 쉬고..

혼자 문 잠그고 나와서 출발합니다. 



산 넘어온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산으로..



도로를 너무 잘 닦아놔서 갓길에 그늘 한점 없는 터키.

겨우 찾아낸 나무 한그루 아래 그늘.

반갑다. 넌 혼자 여기서 뭐하니? 



마을 근처 숲속에서 하룻밤.



국도를 벗어나 시골길로..

혼자 그네 타던 녀석.

말 걸어봐도 쑥스러운지 베시시 웃고 도망가던..



국도가 길도 깔끔하고 달리긴 좋지만..

역시 시골길이 훨씬 더 기분 좋습니다.




부르두르 (Burdur) 지나서 호수.

여기부터 호수가 연이어 나옵니다.



과수원 한켠에 다시 잠자리.

여기 앞엔 물 나오는 곳도 있어서 아주 마음 편하게..

그리고 자리 잡기 전에 과수원 주인 아저씨가 자그마한 자두 한 움큼.



저녁 식사.

치즈 토마토 스프와 슈미트.

저녁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음날 잠자리 옆 물나오는 곳.

차가 지나가든 말든 혼자 간단히 샤워하고, 머리감고..

EST 는 빨래걸이.. ^^



부르두르 빠져 나오는 곳.

귤레 귤레..

터키어로 잘 가세요!



살다 호수 (Salda Golu)

여긴 여름엔 꽤 유명한 휴양지 인듯 합니다만..

아직은 조용하더라는..

물 색깔이 참 예쁩니다.


그리고 변신한 EST의 화보컷!  

그 전보다 조금 더 화사해진 느낌?



다시 조용한 길.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고..

기분 좋다!



파묵칼레 거의 다 와서..

숲속에서 또 하룻밤.



유명한 석회붕.



인상적인 극장.

규모가 꽤 큽니다. 여기서 어떤 공연을 했을까..

이 날도 뭔가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모습.



사진과 그림이 같이 있으니까 혼자 걸으면서

옛날 그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이 옛도시의 흔적 위에서 보는 석양이 그리 이쁘다는데..

이날은 너무 흐려서.. 



하루 그렇게 구경하고, 잘 쉬고..

출발.

아침엔 주로 이걸 먹습니다. 

초르바.

동네마다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데..

부담없이 먹기 좋습니다.



주유소는 나의 집.

아침엔 볼일 보고 세수하고..

중간 중간 물 사고 아이스크림 먹고..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차이 대접하고 같이 놀아주는 분들도 있고. ^^



그늘도 잘 없고 맞바람도 너무 심하고..

왠지 지도 보는 게 귀찮아서 그냥 표지판 보고 쭉 갑니다.


근데 달리다 보니 길이 좀 이상한데..

아..

원래 내륙으로 해서 차낙칼레까지 바로 가려고 했는데,

어디선가 표지판을 놓친 모양입니다.


확인해 보니 이미 이즈미르 방향으로 한참 온 후..

돌아가긴 그렇고..

그냥 가자.



요즘엔 낮에 길에서 과일 파는데만 나오면 사 놨다가 

저녁 디저트로 먹습니다.

이날은 딸기 !


많이 들고 다니진 못하니 조금씩만 사는데,

아저씨가 얼마 안된다고 그냥 주셨다는..



남의 과수원 한켠에서 또 하룻밤.



셀축을 향해 가던중..

아주 오랜만에 펑크!


옆에서 도와주던 꼬마들.

근데 자기들 자전거 들고와서 고쳐달라고.. ㅜㅜ


고쳐주려고 해봤는데 너무 낡아서 어찌 할 수 없더라는..

그냥 펑크난 곳에 패치 해주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데도 고맙다고 차 대접하고, 1.5 리터 시원한 물까지 주던 꼬마.


못고쳐줘서 미안하다.



원래 일찍 도착해서 바로 에페스 구경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펑크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사실 애초의 계획이면 에페스도 갈 생각이 아니었으나

이왕 돌아온김에 가 보자 그렇게 된 거.



그냥 동네 마실.

반겨주던 소녀.



에페스.

혹은 에베소.

여기도 극장.

근데 관광객이 정말 엄청나게 많더군요.

더운데다 사람도 너무 많아서..

꼼꼼이 보진 못하고 대충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도서관.





관광 마치고 나와서 이때쯤 부터 슬슬 지치네요.

여름이 시작되고..

낮엔 이미 30도 넘은지 오래됐고..

거기다 맞바람은 왜 그리 매일같이 심하게 부는지..


에이 길 제대로 보고 그냥 쭉 갈걸 괜히 삥 돌았네..



그래도 다시 바다와 만남.

에게해.

혼자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시던 아저씨.



이즈미르. (Izmir)

애초에 계획에도 없었던 도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갑자기 든 생각.


가서 맥주 한잔 하며 노을지는 거나 볼까..

시골 어딘가에서 혼자 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도시에서 보는 풍경도 색다른 느낌이니까..


근데..

아이고, 이즈미르가 터키에서 세번째 큰 도시라는 건 몰랐네요.

들어가다 보니 길이나 교통량이 장난 아니더라는..


얼마나 후회 했는지..

괜히 힘쓰고, 들어가서 또 숙소비 써야 하는데..


길도 복잡해서 한참 헤메고..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산동네, 혹은 달동네.

처음엔 다들 쳐다보는 시선이 좀 싸늘했는데..

메르하바!

먼저 인사하니 다가와서 의외로 친절히 길도 가르쳐주고..

아저씨들한테 둘러싸여 차이도 대접받고..

편견은 금물!!



그래도 목적은 달성.

맥주와 노을!


다른 길로 갔으면 못느꼈을 기분.

혹은 이 길로 와서 다른 길에서 느낄수 있는 어떤 것들을 놓친 기분.


수많은 길들이 있지만,

갈 수 있는 길은 하나.

선택도 내 몫.

후회도 내 몫.

기쁨도 내 몫.



또 길을 달리다 어느 숲에서 하루.



어차피 방향은 대충 정해져 있으니 무작정 가봅니다.

당장 몇 분후에 무슨 일이 있을지..

내일 어떤일이 벌어 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몰라요..



과일 팔던 아주머니.

자두 조금, 체리 조금..

조금 상해서 팔지 않고 모아둔 복숭아도 그냥 주십니다.


한입 베어 무는데..

거짓말 조금도 안 보태고 너무 맛있어서 울 뻔 했습니다. ^^

조금만 더 있었으면 곪아서 상했을 그 복숭아.

최고의 순간은 사그라들기 직전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 옆에 바로 무덤.

결국 한번 살고 한번 죽는 인생.

길은 수없이 많지만..

갈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에게해 쪽은 지형이 들쭉날쭉 해서 도로도 구비 구비..

바다와 만났다 헤어졌다.

우연히 마을로 들어가 보니 나름 휴양지.

거기서 다시 조금 빠져나오니 식당안에 해수욕장이 짠!

샌드위치에 콜라 하나 마시는 값 6리라.

물놀이 하고, 샤워 하고, 머리 감고, 앉아서 쉬고..

 


바다를 보며 캠핑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다시 안맞아서 

어딘가의 깊은 숲.

정말 온갖 신기한 벌레 소리와 짐승(?) 소리들로 충만하던..



아직 반달인데도 너무 밝던 밤.



에게해는 이스탄불이 가까워서인지

자그마한 물놀이 장소가 많습니다.

낮에 다시 식당 발견.


여긴 물도 정말 깨끗하고 시설도 좋고..

하지만 자전거와 짐 걱정 할 필요 없고, 어차피 밥은 먹어야 하고..

신나게 물놀이.



나와 같이 물에서 공놀이 했던 꼬마.



선배드도 무료.

자전거 타다 중간에 낮잠 든 경우는 처음이네요.

30분이지만 정말 꿀잠!


샤워까지 하고 깔끔한 기분으로 출발 했으나..

역시 한낮의 더위.

거기다 눈 앞에 산이 등장.

땀을 뻘뻘 흘리고 오르다가..


짜잔!



며칠간 실패했던 완벽한 장소 등장.

그러나 시간은 고작 4시.


차낙칼레 근처까진 가려고 했으나..

어차피 언젠가 갈 길.

여기 지나면 다신 없다라는 생각에..




시간도 많이 남으니까..

다시 나의 특제 토마토 스프.


밤에는 머리 위에 밝은 달이 떠 있었습니다.

보름달도 아닌데..

달빛이 그렇게나 밝고 아름다운지 몰랐네요.

바다 수면 위로 해 말고 달빛이 비친 모습.

사진은 못 찍었지만 제 맘속엔 영원히..


길은 수 없이 많지만..

갈 수 있는 길은 하나.

그래서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고..


그래도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건 즐겁습니다.

어딘지 모를 그곳으로..

당신에게로..



나이도 상관 없고..

산길도 상관 없고..

맞바람이 불어도 좋고..



트로이 (Troy)

남은 흔적이 그렇게 많진 않지만..

보는 것 보다..

그냥 여기 있다는 거 자체가 신비롭습니다.


전설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는 그런 기분.

그리고 그 비밀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



비록 시간이 흐르고 남은 것이 별로 없다고 해도..

분명히 누군가 여기에 존재 했고 살고 있었다는 것.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곳에서 벌어졌다는 것.



트로이를 보고 바로 차낙칼레로.. (Canakkle)

근데 시간이 또 애매해서 숙소 잡자니 돈 아깝고..

캠핑하려 했더니 바닷가엔 모두 마을과 집들이..


다행히 캠핑장 발견.

어쨌든 숙소 보단 싸니까..

거기다 바닷가 바로 앞.




아주머니가 달걀 팔기에..

오랜만에 라면에 달걀 풀어서.. 

^^



우연히 발견한 아무도 없는 해변이었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 그런 곳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사람들이 좋은 곳은 이미 다 차지하고 있는 듯.


어차피 갈 수 있는 길은 하나.

가끔은 타협도 필요합니다.



캠핑장이다 보니 그래도 뛰어다니는 아이들 웃음 소리도 들리고..

늘 모든 것엔 양면이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오늘 오전에 차낙칼레 도착.

그냥 하루 푹 쉽니다.

좀 있으면 이스탄불 들어갑니다.

근데 관광보다 이것저것 처리할 일들이 많아서.. ㅜㅜ




재미삼아 올려보는..

이번에 달린 길.

중간 중간 작은길로도 많이 빠졌으니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느낌만..

900Km 쯤 되네요. ^^






이러나 저러나 떠도는 하루 하루.

수없이 많은 길들이 있지만 갈 수 있는 길은 하나.


언젠가 어딘지 모를 그곳에 도착하면..

당신 앞에 서게 되면..

가장 좋은 길로 왔다고,

가장 힘든 길로 왔다고,

후회 없는 길로 왔다고,

그렇게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가끔 엉뚱한 길도 갔고,

후회 하기도 했고,

지쳐서 멈추기도 했으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헤메기도 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여기까지 왔다는 말은 꼭 하고 싶습니다.

어딘지 모를 그 곳에서,

당신 앞에서.


수많은 길들 중 하나를 따라 왔다고..



휘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