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EY

47. Más que nada - 지구 한바퀴를 돌아 다시 서울에서.

마음이 무겁다.

참 재밌는 말입니다.




아픈것도 아니고,

슬픈것도 아니고..



무겁다.


마음이 무겁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결국 그게 제가 떠난 이유였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서.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타인에게 받은 상처와



제가 타인에게 준 상처와



저 스스로의 비겁함과



뜻하지 않은 실수들.



그 모든 것들이 제 마음에 쌓여서

옴짝달싹 할 수없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큰 꿈도

대단한 목표도 없이



그저 어쩔수 없어서 저는 떠났습니다.



1년 10개월.

34개국.

약 20.000 Km

숫자로 따져보면 얼마되지 않지만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길어지고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길위에서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페달을 밟으며 달려간 길 위에



혼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인적 없는 곳에



다 덜어내진 못했지만




조금씩

조금씩

덜어내었습니다.



늘 즐거웠다고

늘 행복했다고

거짓말 하고 싶진 않습니다.



지치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오니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그 기억들과

상처의 흔적과

죄책감의 자국은 남아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고

품을수 있을만큼의 자리는

생긴것 같습니다.



말없이 저를 받아준

산과

들과

바다와

강.



노을과

아침해와

시원한 바람과

차가운 비.



말을 건네준 사람들과

제 말을 들어준 친구들

바라봐 주던 낯선이들.



그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남은 건

다시 살아가는 일.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대신 더이상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게.

       길 위에서 덜어낸 짐을 다시 쌓아두지 않도록.

      


서두르지 않고,

멈추지도 않고.

바람 따라 조금씩.


제 이름은 그래서..

두둥실 입니다.



휘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