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겁다.
참 재밌는 말입니다.
아픈것도 아니고,
슬픈것도 아니고..
무겁다.
마음이 무겁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결국 그게 제가 떠난 이유였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서.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타인에게 받은 상처와
제가 타인에게 준 상처와
저 스스로의 비겁함과
뜻하지 않은 실수들.
그 모든 것들이 제 마음에 쌓여서
옴짝달싹 할 수없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큰 꿈도
대단한 목표도 없이
그저 어쩔수 없어서 저는 떠났습니다.
1년 10개월.
34개국.
약 20.000 Km
숫자로 따져보면 얼마되지 않지만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길어지고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길위에서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페달을 밟으며 달려간 길 위에
혼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인적 없는 곳에
다 덜어내진 못했지만
조금씩
조금씩
덜어내었습니다.
늘 즐거웠다고
늘 행복했다고
거짓말 하고 싶진 않습니다.
지치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오니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그 기억들과
상처의 흔적과
죄책감의 자국은 남아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고
품을수 있을만큼의 자리는
생긴것 같습니다.
말없이 저를 받아준
산과
들과
바다와
강.
노을과
아침해와
시원한 바람과
차가운 비.
말을 건네준 사람들과
제 말을 들어준 친구들
바라봐 주던 낯선이들.
그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남은 건
다시 살아가는 일.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대신 더이상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게.
길 위에서 덜어낸 짐을 다시 쌓아두지 않도록.
서두르지 않고,
멈추지도 않고.
바람 따라 조금씩.
제 이름은 그래서..
두둥실 입니다.
휘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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