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EY/NORTH AMERICA

44. Stay in it. - From Toronto to New York.



쿠바에서 토론토로.

도착한 날 자전거와 짐은 안왔구요.



웜샤워 호스트 베아트릭스의 집에서 사흘 머물면서..

이틀 지나 짐을 받습니다.

이란에서 처럼 또 다 잃어버리나 좀 걱정했으나 다행스럽게도.

휴..



토론토 오니 완전 딴 세상입니다.

10개월을 남미, 중미에서 보내고 오니..

깨끗하고, 아미고라고 부르는 사람도 없고, 다들 영어를 쓰는군요.

^^



짐을 받고 바로 출발.

베아트릭스와 인사를 하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흐리더니..



결국 쏟아지는 비.

딱히 숙소도 없고.



다행히 비 피할수 있는 곳을 찾았다!



작은 마을 식당에서 동네사람들과 아침도 먹고,

느긋하게 커피도 한잔.



그리고 나이아가라 폭포 도착.



국경 통과해서 뉴욕 주!

엠파이어 스테이트!?


근데 검문소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겼습니다.

여권에 떡하니 한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이란 비자가 역시 문제.

묻고 또 묻고..

여튼 통과.



미국쪽에서 본 나이아가라.



밤에 불꽃놀이도 하네요.

숙소 옥상에서 구경하고..



또 출발.

빠른길로 가면 뉴욕까지 약 700Km.

그러나 그냥 국도타고 가기 싫어서 선택한 길.

Erie Canal.



1800년대 초반에 뉴욕주의 농산물 운반을 위해 만든

유서깊은 운하.



오리들 안녕?



지금은 트레일과 보트 세일링을 위한 장소가 되었지만.



운하의 길이만 500Km 가 넘습니다.

그 오래전에..

참 미국인들 대단하긴 합니다.




무료로 캠핑할 수 있는곳도 군데군데 있고..




사실 좀 지루하기도 합니다.

큰 위험 없고,

길 깔끔하고,

작은 마을들이 계속 있으니 먹을거 구하기도 쉽고..




하지만 즐겁게 자전거 탔습니다.

자전거의 짐들을 보고 말거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안전한 여행 하라고 덕담을 건네고..

그 중에는 세월호 얘기를 하며 진심어린 위로의 말과

기도해준 분도 있었습니다.



자전거로 횡단여행하는 미국 친구들도 만나고..



사실 사진을 별로 찍지 않았습니다.



카날 트레일이 끊어지는 곳도 있는데 그럴땐 이런 표시가 길을 알려줍니다.



비가 또오네.



길 막아선 동네 좀 노는 오리형들.



공원에서 캠핑하는데..

맞은편에서 브라스 밴드가 공연 하네요.

이지머니 빅밴드라는데..

실력은 솔직히 별론데

그래도 텐트치고 앉아서 듣고 있으니 여유롭고 좋더군요.


근데 특히 기타치는 아저씨는 연습 많~이 더 하셔야 할듯. ㅋ

스킬은 좀 딸린다쳐도 박자까지 절면 밴드 소리가 다 깨지니까요. ^^



쿠바에서 산 책도 읽고..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죽기전까지 썼던 일기.

좀 짠해요 읽고 있으면..



넌 뭐냐.

왜 길을 막아서고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이번에 찍은 사진들은..



다 그런건 아니지만 그냥 블로그 올리려고 마지못해 찍은 것들이 꽤 많습니다.



11일 걸렸는데

그냥 자전거 타고 캠핑하고 쉬면서 담배 피고..

그런 순간들 모두 즐거웠습니다.



사진으로 담을수 없어요.



담아도 별 의미도 없는거 같구요.



다 어찌 설명하겠습니까?



그냥 그 순간 순간에 충실하고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거죠,



어쩔땐 막 사진을 찍고 싶어서 어쩔줄을 모를때도 있고,



또 어느땐 카메라 꺼내는것 조차 귀찮을 때도 있구요.



그냥 그 순간에 머무는 겁니다.



페루에서 지쳐서 퍼져있을 때

영화 하나를 봤죠.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뭐 영화 자체를 가지고 길게 말할 생각은 없고..

나름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거기서 숀 펜이 말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깊은 산속에서 설표를 찍기 위해 기다립니다.

설표가 나타나지만 사진을 찍지 않고 뷰파인더를 보기만 합니다.

Stay in it.

자신을 위해서.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진 찍기 위해서 다니는 것도 아니고,

블로그 쓰려고 다니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쨌든 뉴욕 도착.

도심으로 들어가면 자전거 타는게 힘들어서

그냥 최대한 조용한 곳으로 지났습니다.



그리고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 텐진의 집에 도착.


지금 뉴욕 퀸즈에 살고 있고..

티벳인입니다.

여전히 영화를 만들고 있고, 그가 만든 티벳에 대한 영화가 호평을 받으며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습니다.


날짜가 잘 맞아서 지금 여기서 열리고 있는 뉴욕 아시안 필름 페스티발에서도

내일 상영이 있는데 드디어 저도 보게되겠군요!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당분간 여기서 빈둥대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계획입니다.

아마도 다음 글은 또 꽤 지난후가 되겠네요.


별 대단한 건 없지만,

그래도 순간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잘 머물러 보겠습니다. 





휘릭~

'JOURNEY > NORTH AME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45. 가만히. 뉴욕에서. - NEW YORK.  (5) 2014.08.29